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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7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도로와 하늘] 시선을 바꾸면 보이는 것들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도로와 하늘] 시선을 바꾸면 보이는 것들 오규원 시집 , p.44, 을 읽고 제목은 그저 길을 걷다 보면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것들의 나열인데 왠지 색다른 느낌에 집어 들었던 시집이다. 평범한 제목과는 달리 실린 시들은 전혀 평범하지 않아 정말 '색다름'을 느끼게 해준 시집이었는데, 그 이유는 책날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해당 시집에서 드러나는 시선은 '사람으로부터 쏘아지는 시선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사물의 편에서 쏘아지는 듯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골똘하게 시를 해석하기보다는 참신한 시선들에 감탄하면서 읽어내려가게 된 듯하다. 어릴 적 달리는 차 안에서 창 밖을 내다보면 문뜩 들었던 생각이 있다. 마치 내가 차를 타고 나아가는 게 아니라 나무들이 뒤로 가는 것 같다, .. 2020. 9. 11.
[내 니 마음 다 안다/눈부신 배설] 입에서는 똥이 아닌 말을 내뱉자 [내 니 마음 다 안다/눈부신 배설] 입에서는 똥이 아닌 말을 내뱉자 허홍구 시집 , p.94, 을 읽고 . 구수한 느낌의 제목에 이끌려 읽어보게 된 시집이다. 이전에 불쾌함을 느꼈다고 소개한 의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불쾌하기보다는 그 나이 때라면 한 번쯤 하게 되는 실없는 농담 같은 느낌이라 크게 개의치 않았다. 무엇보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친근한 느낌의 시들이라 막힘없이 읽힌다는 점이 괜찮았던 것 같다. 그도 그럴게 '허홍구의 시를 읽기 전에'라며 허홍구의 시는 반수사학적이라고 밝히기까지 했으니. 시작도 흥미로웠지만 끝도 그에 못지 않게 관심을 끌었다. '독자의 편지'라며 자신이 받았던 편지를 공개한 것인데 그 속에 '지적'을 받아들이고 실은 것이 분명했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봤을 때 그저 기.. 2020. 7. 18.
[아무튼, 문구] 어린 시절 문구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아무튼, 문구] 어린 시절 문구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김규림 를 읽고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하나씩 소환됐다. 생각해보니 내 어릴 적 추억들은 문구와 관련이 깊구나, 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됐다. 매일 아침이면 새로 들어온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고 또 마음에 드는 문구가 있으면 구매했다. 그게 하루의 일상 중 꽤나 중요한 일이었고 또 그 일이 친구들 사이에서는 화젯거리였다. 어떤 펜이 새로 나왔고 이 색과 저 색을 함께 쓰면 예쁘고 어디에서 사는 게 저렴하고. 그 시절에는 일기장이나 교환장, 롤링페이퍼 등을 자주 썼으니 중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들수록 필요하지 않으면 문구를 사는 일이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문구를 좋아하지 않는 게 되어버린 것일까? 그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대답할 수 .. 2020. 7. 11.
[흑백다방/산딸기] 소문은 그 많은 뱀딸기를 먹지 못하게 했다 [흑백다방/산딸기] 소문은 그 많은 뱀딸기를 먹지 못하게 했다 김승강 시집 , p.34, 를 읽고 흑백다방이라는 책의 제목은 정겨운 옛 추억을 소환하는 따스한 느낌이었지만 이 시집에 실린 시를 하나, 둘 읽으면서 상반되게도 굉장히 불쾌함을 느끼고 말았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에 도중에 그만 읽을까도 여러 번 고민했지만 이왕 읽기 시작한 시집이니 끝까지 읽자, 라는 이상한 오기에 끝까지 읽어냈다.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나의 불쾌함이 비롯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기에 모두 언급할 수 없으니 가장 어이없었던 구절을 하나 보여주자면 아래와 같다. '나는 한 마리 나비가 되어 꽃을 탐했다. 어떤 꽃은 쉽게 꽃잎을 열어주었지만 어떤 꽃잎은 너무나 단단해 내 뜨거운 입맞춤으로도 열지 못했다.' 이밖에도 .. 2020.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