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17 [아무튼, 식물] 자줏빛 창문의 비밀 자줏빛 창문의 비밀 도서관에 들러 오랜만에 책장에서 [아무튼] 시리즈의 책을 꺼내 들었다. 이번 주제는 '식물'. 사실 요리에 취미를 들이면서 최근까지도 바질이나 로즈마리와 같은 허브 종류들을 키우려다가 실패한 나에게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럼에도 내가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한 '배움'이 존재하는 것이 바로 '책'이기에 그런 걱정은 일찌감치 접어두고 책날개를 펼쳤으며 오랜 기간 동안 미스테리로 남았던 자줏빛 창문의 비밀을 임이랑 작가님 덕분에 풀게 되어 무척 감사하게 됐달까-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평생을 아파트에서 살았다. 그리고 그 단지를 거닐며 고개를 들어보면 어디 하나 다를 것 없는 집들이 층층이 쌓여있을 뿐이다. 그런데 한 번씩 자줏빛 창문이 눈에.. 2025. 3. 18. [비스킷] 내 존재를 지키는 법 내 존재를 지키는 법 존재감, '사람, 사물, 느낌 따위가 실제로 있다고 생각하는 느낌.'. 요즘 같은 세상에는 귀찮은 일을 떠맡지 않기 위해 스스로 존재감이 없는 편이 되기로 마음먹고 행동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존재감이 없다.'라는 표현은 부정적인 의미가 강할 것이다. 특히 타의적으로 존재감을 잃어버린 이들은 결코 '느낌'만 지워진 게 아닐 것이다. '존재해야 할 이유'마저 알 수 없게 됐을 때 결국 '비스킷 3단계'가 되어버리고 만다. '비스킷?' 이 책을 처음 보자마자 제목에 이끌렸다. 그리고 첫 장을 넘겼을 때 재미있는 표현을 적절히 사용했다고 느꼈다. 주인공은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눈에 잘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을 '비스킷'이라고 부르며 상태에 따라 세 단계로 구분하는데 '제1회 위즈.. 2024. 10. 23.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이기적인 결말을 바라고 있었던 나 이기적인 결말을 바라고 있었던 나 도서관에 들르면 늘 기웃거리곤 하는 일본 서적 책장. 보통은 추리소설을 고르곤 하는데(학생 때부터 히가시노 게이고의 열렬한 팬이다.) 책 표지에 그려진 귀여운 삽화에 끌려 빌려온 책이다.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이라니 마치 처음부터 서로 맞지 않는 부분 때문에 이 사람과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남자와 여자가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빠져들었다는 흔하디 흔한 러브 코미디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런 예상과는 달리 묵직한 한 방을 선사했달까? 이 책은 남에게 연애 감정을 품지 않는 '에이로맨틱'과 남에게 성적으로 끌리지 않는 '에이섹슈얼', 그리고 둘 다인 '에이로맨틱 에이섹슈얼'까지 다루는 즉 성소수자들의 이야기였다. 보통의, 아니 보편적인 성적 지향인 이성애를.. 2024. 1. 15. [싫어하는 음식: 아니요, 그건 빼주세요.] 나는 조개가 싫어요! 나는 조개가 싫어요! 자기소개서 하나를 쓰더라도 우리는 장점과 단점, 두 가지를 모두 서술하는데 음식에 있어서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모두 말하기는 다소 어렵다. 전자의 경우 타인이 좋아하지 않더라도 쉽게 수긍할 수 있을지언정 후자의 경우 그와 맞지 않는다면 '왜?'라는 호기심부터 '일단 한 번 먹어봐 봐, 여기는 다를 거야'라며 생각이 바뀌기를 강요당하기까지 그 반응의 스펙트럼이 너무나도 넓기 때문 아닐까? 사실 알고 배려해 준 다면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걸 챙겨주는 편이 더 감동받을 확률이 높지만(커피를 안마시는 걸 알고 내 것만 주스로 사 왔다던가... 하는, 요즘은 플러팅으로 오해받으려나?)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꺼내기 다소 가벼운 주제는 아니라 [싫어하는 음식: 아니요, 그건 빼주세요.. 2023. 8. 23. 이전 1 2 3 4 5 다음